
스타벅스518 신세계 정용진 회장의 친조부 정상희와 삼성 이재용 회장의 외조부 홍진기의 일제강점기 부일 행적을 정리했습니다. 두 집안이 같은 혼맥으로 연결된 구조에서, 현재 오너 세대가 취하는 태도가 어떻게 다른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목차
- 같은 혼맥, 지워지지 않는 기록
- 정용진 이재용 가계도-두 집안이 연결된 구조
- 정상희 — 1939년 명함이 남긴 것
- 홍진기 — 총독부 판사의 기록
- 해방 이후 — 단절 없이 이어진 경력
- 멸공을 외치는 손자, 사과를 선택한 손자
Chapter 1. 같은 혼맥, 지워지지 않는 기록
정상희와 홍진기. 두 인물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두 재벌 집안의 조부 세대입니다. 정상희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친조부이고, 홍진기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외조부입니다.
두 집안은 1967년 정재은(정상희의 차남)과 이명희(이병철의 막내딸, 홍진기의 사위)의 결혼으로 혼맥으로 엮였습니다. 정용진과 이재용은 외사촌 사이입니다.
이 두 조부에게는 공통된 기록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통치 체계 안에서 공식적인 자리를 맡았던 흔적입니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이 문제에서 본질이 아닙니다. 부일(附日)의 흔적은 공문서에 이름이 올랐든 그렇지 않든, 어떤 변명으로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 원고는 두 집안의 조부 기록을 나란히 놓고, 그 기록이 현재 세대에게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조부의 행적과 손자 세대의 태도 사이에 놓인 간극이 이 원고가 묻는 질문입니다.
역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기억이 아닙니다. 그 기억 위에서 현재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입니다.

Chapter 2.
정용진·이재용 가계도 — 두 집안이 연결된 구조
두 집안의 혼맥 구조를 먼저 파악하면, 정상희와 홍진기가 왜 함께 거론되는지가 명확해집니다.
정용진 가계도

이재용 가계도

두 집안의 연결 고리
이 두 가계도를 연결하는 핵심은 이명희입니다. 이명희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의 막내딸이자 이재용의 고모입니다. 이명희가 정상희의 차남 정재은과 결혼하면서, 신세계그룹과 삼성그룹은 한 혼맥으로 묶였습니다. 정용진과 이재용이 외사촌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인물 | 두 집안에서의 위치 | 일제강점기 기록 |
| 정상희 | 정용진의 친조부 | NDL 소장 명함 (학무국 사회교육과·조선체육협회) |
| 홍진기 | 이재용의 외조부 | 조선총독부 판사, 친일인명사전 등재 |
| 이병철 | 정용진의 외조부, 이재용의 친조부 | 일제강점기 기업 활동 (의혹 수준) |
Chapter 2. 정상희 — 1939년 명함이 남긴 것
정상희 관련 논란의 핵심 근거는 일본 국립국회도서관(NDL)에 소장된 명함 한 장입니다.
1939년 3월, 일본의 사상가 오쿠라 쿠니히코(大倉邦彦)가 북지·만주·조선을 시찰 여행하며 수집한 명함첩에 포함된 자료입니다. NDL이 공식 등록한 이 자료(자료번호 R100000147-I100009250)의 저자·편자 항목에는 다음과 같이 명기돼 있습니다.
"朝鮮総督府学務局社会教育課・朝鮮体育協会 鄭商熙" (조선총독부 학무국사회교육과 조선체육협회 정상희)
정상희 본인이 직접 교환한 명함에 조선총독부 학무국 사회교육과와 조선체육협회 소속·직함이 함께 기재돼 있었습니다. 타인이 기재한 문서가 아니라 본인이 소속을 밝힌 1차 사료입니다.
학무국 사회교육과는 1936년 미나미(南次郞) 총독이 전시체제 준비 과정에서 신설한 조직입니다. 국가기록원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 조직은 1942년 연성과(練成課)로 개편됐으며, 조선총독부 관보(훈령 제54호)에는 연성과의 업무로 '육군병지원자 및 해군병지원자의 훈련'이 공식 명시돼 있습니다. 체육을 통해 조선 청년의 신체를 전쟁 동원에 적합하게 관리하던 조직이었습니다.
조선체육협회는 조선총독부 학무국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았고 본부도 학무국에 뒀습니다. 1938년에는 조선인 민간 체육단체인 조선체육회를 강제 흡수했습니다.
《민족정기의 심판》에는 추가 기록이 있습니다.
| 기록 | 출처 | 내용 |
| 소속 직함 | 朝鮮総督府学務局社会教育課·朝鮮体育協会 | NDL 명함 (R100000147-I100009250) |
| 경성부회의원 | 식민지 도시 행정 참여 | 《민족정기의 심판》 |
| 경성부체육진흥회 이사 | 체육 행정 참여 | 《민족정기의 심판》 |
| 창씨명 | 三井淸次(삼정청차) | 《민족정기의 심판》 |
정상희 관련기록은 아래 포스팅에 근거자료와 내용을 자세히 정리해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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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홍진기 — 총독부 판사의 기록
홍진기는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에 공식 등재된 인물입니다. 등재 사유는 조선총독부 판사로 근무한 경력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홍진기는 1940년 10월 일본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했습니다. 1942년 3월 조선총독부 사법관시보로 경성지방법원 및 검사국에서 1년 6개월을 근무했고, 1943년 12월 전주지방법원 예비판사, 1944년 9월 전주지방법원 판사에 임명돼 해방 때까지 재직했습니다. 일본식 창씨명은 德山進一(덕산진일)이었습니다.
전주지방법원 관할 구역에는 당시 조선 양곡 수탈의 본거지였던 목포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조선 농민의 쌀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의 한복판에서 총독부 사법 체계의 일원으로 근무한 것입니다.
배우자 김윤남은 김신석 중추원 참의의 딸입니다. 외조부와 외조모 양쪽 모두 친일 관련 기록이 있는 집안입니다.
| 기록 | 내용 | 출처 |
| 고등문관시험 합격 | 1940년 10월, 일본 사법과 합격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 조선총독부 사법관시보 | 1942년 경성지방법원 근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 전주지방법원 판사 | 1944년 임명, 해방까지 재직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 창씨명 | 德山進一(덕산진일) | 위키백과 |
| 친일인명사전 등재 | 공식 등재 | 민족문제연구소 |

Chapter 4. 해방 이후 — 단절 없이 이어진 경력
두 사람 모두 해방 이후 새로운 권력 구조 안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상희는 삼호방직 회장, 삼성전자 초대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 사장을 지냈습니다. 체육계에서는 대한체육회 이사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고 제4·5대 국회의원도 지냈습니다. 총독부 학무국 계통의 체육 행정이 해방 후 대한체육회 이사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홍진기는 해방 직후 미군정청 법무관으로 전환됐고, 법무부 장관(9대)과 내무부 장관(19대)을 지냈습니다. 조선총독부 판사에서 대한민국 법무·내무부 장관으로 이어지는 경력입니다. 4·19 당시 내무부 장관으로서 시위대 발포와 관련해 1심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이병철이 구명에 나선 이후 방면됐고, 이후 중앙일보 창간과도 연결됩니다.
두 사람의 경력 이동 구조는 같습니다. 식민지 통치 체계 안에서 공식 역할을 맡다가, 해방 후 법무·행정·체육·재계의 중심부로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친일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한국 현대사가 재벌 집안의 조부 세대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Chapter 5. 멸공을 외치는 손자, 사과를 선택한 손자
부일 행적이 기록에 남은 두 조부를 둔 두 손자는, 현재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정용진 — 멸공을 외치다
2022년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조선일보 기사 캡처를 올리며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대한민국이여영원하라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이어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는 글도 게시했습니다. 이 게시물이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삭제되자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며 공개적으로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비판이 일자 정용진은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에 대한 멸공"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자 "면세점에서 돈써주는 중국인 돈은 달달하고 착한 공산주의냐"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모순이 있습니다. 민족주의적 반공 포즈를 취하는 손자의 친조부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학무국 계통의 전시 동원 체계 안에서 소속을 밝힌 명함을 남긴 인물입니다. 2026년 탱크데이 논란에서 5·18 기념일에 군사 탱크를 연상시키는 마케팅을 무심히 통과시킨 조직의 오너이기도 합니다.
이재용 — 사과와 제도를 선택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공개 발언의 방향이 다릅니다. 2020년 5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무노조 경영 방침 폐지를 공개 선언했습니다.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경영권 승계와 노조 탄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고, 2026년 삼성 노조 파업 국면에서는 전격 귀국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겠다"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이재용의 사과와 제도 변화가 진정성이 있는지, 구체적 현장 변화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노동계 안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다만 방향 자체는 대비됩니다.
두 사람 모두 조부의 부일 행적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사과한 적은 없습니다. 그 침묵은 같습니다. 그런데 침묵의 배경으로 취하는 태도는 다릅니다. 한 사람은 민족주의 포즈로 채우고, 다른 한 사람은 구체적인 제도 변화 시도로 채웁니다.
부일 행적이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단지 기록이 남아서가 아닙니다. 그 역사에 지금 세대가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역사가 현재와 연결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자료출처
- 일본 국립국회도서관(NDL) 大倉邦彦 名刺帳 수록 鄭商熙 명함 자료 (R100000147-I100009250), 1939년 3월
- 국가기록원 조선총독부 기록물 — 학무·사회교육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홍진기 항목 (encykorea.aks.ac.kr)
- 위키백과 홍진기, 이재용 항목 (ko.wikipedia.org)
- 나무위키 신세계그룹 정용진 SNS 멸공 발언 게시 논란
- 머니투데이, 이재용 사과 리더십 보도 (mt.co.kr), 2026.05.16
- 뉴스프라임, 친일재벌 시리즈 홍진기 편 (newsprime.co.kr)
- 《민족정기의 심판》 제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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